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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따기

돌솥note 조회 1,462추천 192010.01.08

   
 


- 큰언니네 감나무 -
시월의 푸른 하늘과 감색깔이 너무 조화롭습니다



-우물지기-님의 사진에서
-마옥당의 감나무-를 보고
큰언니가 쓴 이 글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
.
.

시월의 끝자락 쯤이면
우리 지방엔 한차례 얼음이 언다.
어제 스치듯 내린 비로 기온이 내려간다.
봄비는 오는대로 기온이 상승하고,
가을비는 내릴수록 기온이 떨어진다.

가을걷이로 자꾸 비어가는 들판.
마음까지도 황량해진다.
내일은 설악지방 기온이 영하로 곤두박질 한다는
일기예보에 할일이 많다.

일년내내 갖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던 화분
 월동이 부담이다.
유리창가로 늘어놓고 보면 거실이 좁아지고.
그렇다고 실빛이라도 안보면 죽고...

억시게 국화길러
교회.
면사무소.
미용실.
병원.
이집 저집 나누어주든 일은 이제 그만해야겠다
첫째로 이젠 귀찮고 하기 싫다.
100 여개 화분을 올겨울엔 반으로 줄여야겠다.

화분들이기.
고구마 저장.
호박들이기.
생강캐기.
넝쿨콩 따기.
해가 짧다.

남편과 감따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감나무는 목질이 약해
잘못하면 밟고 선 나무가 예고없이 뚝부러져 낙상하기 쉽다.
가지 사이에 낀발이 아프다.
높은 가지 쳐다보노라면 목이 아프다.
바람 부는 날은 겨냥해서 따기가 쉽질 않다.
혼자사는 아낙들은 아예 베어놓고 따기도 한다.
텅 비어 가기만 하는 농촌엔 일손이 없다'
하루종일가도 사람 구경이 힘들다.
갓난애기 본 지는 언젠가 모른다.

추위에 약한 배, 감만 따고
단감이랑 다른 감은 더 있다 따야겠다.
떨어진 은행 주워 씻을 일이 싫다.
겁 없이 했든 일들이 이젠 힘들고 귀찮다.
내 삶도 이 가을처럼 석양을 바라보는게 아쉽다.

반면에 먹을거리는 지천으로 넘친다.
홍시.
침시.
단감.
깨진감 썰어 말린 거.
검붉은 대추.
오븐에 구운 포실한 고구마.
어느하나 입맛이 마다치 않는다. 


[출처] 울언니 블로그
 http://blog.naver.com/alswk875/memo/90



칠순이 되신 제 친정 큰언니는
친정어머니 닮아서
무엇이든 나누기를 --너무너무-- 좋아하십니다.
작년에 들렀더니
콩농사 지어 된장 담은 건 남들 다 나누어 주고
먹을 된장이 없어 다시 콩을 사서 된장을 담았다며
"주는 자에게 복이 있느니라."
하며 된장을 푹~~ 퍼 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언니가 중년의 나이에
허리디스크로 많이 아팠는데
대전으로 버스를 타고 그 먼길을 치료하러 다녔답니다.
지금처럼 전화가 있는 시절도 아니고 의문 사항이나 현 병세를
매번 그 의사한테 편지로 썼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그 의사가 언니의 인적 사항을 묻더니
국민학교만 나온 농사짓는 촌부임을 확인한 그 의사 왈
아주머니가
 --남자였고 배웠더라면--
 한 인물했을거라고 아쉬워하더랍니다.

선이 굵으면서도 섬세한 면이 있고,
우직할 만큼 정직하고 성실하며,
아주 일처리가 계획적이고 치밀해서
 절대로 허둥대는 법이 없습니다.
바람에 요동치 않는 깊은 바다같은
부모님의 장점만 닮은 종가집 종부답게 늠름한 여장부입니다.

그런데 언니가 하는 일 중에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일은
--국화 화분 나누어 주기-- 입니다.
수십개의 국화 화분을 봄부터 키워서
순 잡아주고
 지지대 세워 꽃을 피우면
교회.
면사무소.
미용실.
병원등...
그 화분을 좁디 좁은 면소재지 바닥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다 나누어 줍니다.
지금은 승용차가 있지만
국화 키워서 리어카에 싣고 다니며
나누어 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누가 달라-고 했나...?
달라고 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단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는 이유로 그냥 갖다 주는거지요.
심지어 그 먼 곳에 있는 서울에 있는 큰오라버니 약국에도
해마다 빠지지 않고 보냅니다.
화분 들고 기차 타고 오십니다.
( 언니는 제 고향 근처인 충청도 대천 근처에서 사십니다 )

키우고, 나누어주는 수고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고
국화꽃이 오래 가다보니
여러사람들이 봐주는 것이 그냥 좋은 겁니다.
그 일을 시작할 때는 꽃이 그렇게 흔한 시절이 아니어서 귀했지만
지금처럼 화려한 꽃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세상에
이제는 칠십대가 되셨으니 그만 하셨으면 합니다.

저도 어머니처럼,
언니처럼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제가 58년을 살아보니
인생이 뜻대로
계획대로 살아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저는 오늘 조카 결혼식이 있어
하루종일 집을 떠나 있을겁니다.
좋은글이 많이 올라와 참여사진관이 풍성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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