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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당신의 미소

송전탑note 조회 528추천 82012.05.25

당신의 미소
-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 지창영

오월의 햇살은 당신의 미소입니다.

밀짚모자 아래에서 빛나던 당신의 미소가
오월의 햇살로 찬란히 빛을 뿌립니다.

밤마다 거울을 받쳐들고 웃음을 지어 보지만
도무지 당신의 미소를 닮을 수 없어 하늘 보기가 서럽습니다.

영정사진 속에 미소만 남겨 두고 훌쩍 떠난 당신
그 웃음을 돌려 드리자고 그토록 다짐했건만
삼 년이 되도록 우리의 웃음은 강물이 되지 못해
당신의 바다는 멀기만 합니다.

주름진 얼굴에 깃들던 천 개의 미소
그 속에는 남몰래 흘린 눈물이 배어 있음을 미처 몰랐습니다.

낯선 땅에서 고생하는 어린 군인을
자식처럼 끌어안으며 함박웃음으로 힘을 주셨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홀로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홀로 검찰청사를 나와 봉하로 가는 버스에 오를 때
입술을 꼭 다문 웃음을 우리는 그저 자신감으로만 읽었습니다.
그 미소에 깊은 고독이 배어 있음을 미처 몰랐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잔잔하게만 보이던 미소의 바다 깊은 곳에서는
늘 파도가 일렁이고 있음을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의 미소에는 가늠할 수 없는 영토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던 당당하고 여유로운 말씀에
우리는 마음 든든했습니다.

역사상 두 번째로 남북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활짝 웃던 그 날
서해 평화 지대를 만들어 남북이 사이좋게 꽃게도 잡고
서울에서 평양까지 철길을 연장하고
신의주 거쳐 시베리아를 넘어 유럽으로 달려가자며
커다란 지도를 펼쳐 주던 웃음에 우리는 한껏 부풀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그리워 사진을 보다가
당신께 드린 약속이 생각나 거울을 봅니다.

웃음을 지어 보지만 어쩐지 금방 일그러지는 얼굴
강물은 고사하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울물 같은 미소
돌아서면 금방 사라질 몇 푼짜리 짧은 웃음만 비칠 뿐
강물이 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고 소리만 요란합니다.

당신의 미소는 대한민국의 미소였습니다.
그 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과 이 나라가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축복이었는지…….

당신의 미소에는 늘 주름이 깃들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편안한 침대잠을 못 주무시고
늦은 밤 소파에서 쪽잠을 이루면서
무엇이 그리 걱정이셨습니까?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
"야, 좋다!" 하시며 그토록 해맑게 웃던 당신
5년간의 짐이 그토록 무거우셨습니까?

농사꾼이 되어 그토록 자유롭던 당신
그 행복한 미소가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당신의 미소
노란 풍선, 노란 종이비행기의 물결 속에서
당신은 역시나 웃고 계셨습니다.

따라갈 수 없는 세상에서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계신지요?
오색 채운이 너울거리는 하늘에서
당신은 기타를  치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노래하고 계신지요?

무릎을 굽혀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웃어 줄 때처럼
지금도 눈 가에 장난기 어린 웃음을 웃고 계신지요?

농부에게 술을 따라 주실 때처럼 그 행복한 미소
여전히 머금고 계신지요?

이제는 당신의 미소를 닮을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거울을 봅니다.

눈 가에 맺히는 이슬을 머금고 다시금 웃어 보렵니다.
당신이 그랬듯이 얼굴 가득 주름 깊은 고뇌를 품고 웃어 보렵니다.

이제 서러움을 거두고 당신의 미소를 대신하렵니다.
하늘 향해 웃음을 보일 때 당신은 화사한 햇살로 응답해 주시겠지요.

오월의 햇살은 당신의 미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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