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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Boy
조회 1,750추천 62009.02.02
일요일 오후,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먹구름이 잔뜩 끼어 언제라도 비가 내릴 듯한 날씨다. 차로 십여분을 달려서 포항 쪽으로 들어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이 언뜻 언뜻 보이는게 신기할 정도다. 지난번 오어사(吾魚寺)에 갔을 때 미처 둘러보지 못한 자장암에 가 보려한다.
오어사는 대웅전(大雄殿)부터 절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아담하였으나 개울 건너 운제산 허리춤에 자리한 관음전(觀音展)과 원효암(元曉庵)을 비롯하여 기암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자장암(慈藏庵)까지 모두 오어사의 경내로 보면 이만큼 크고 아름다운 절도 없을 것 같다. 특히, 자장암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의 마루에 위태롭게 서 있어 아래에서 봐도 신비롭지만 자장암에서 오어사를 내려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런데도 같이 간 이는 아무렇지 않고 그저 상쾌하다고 하니... 탁트인 전망과 함께 바람만은 실로 상쾌하였다. 고소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깎아지는 절벽에 이렇게도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장암을 지어낸 옛 선인들의 불사(佛事)가 그저 놀랍기만 하다 !
자장암과 절벽의 공간은 한 두사람만 오갈 수 있는 정도의 간격인데 그 길로 돌아보니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자그마한 탑이 보인다. 태국의 어느 사원에 모셔져 있던 것을 유학승이었던 정신스님이 1998년 기증받아 당시 자장암 주지였던 삼현스님에게 기증하였다고 한다.
해가 짧아 어느새 구름사이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잠시 보였다가는 이내 다시 숨어버리는 늦겨울의 오후. 봄 처녀가 꽃신을 신고 온다는 입춘이 머지않아서 인지 볼에 닿는 바람도 차지 않고 시원하다. 푸른 솔잎이 꿋꿋이 겨울을 나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자장암은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갈한 마음으로 조용히... 
오어사 자장암
자장암에서 바라본 운제산
자장암 풍경(風磬)과 용두(龍頭) - 난간 바깥은 천길 낭떠러지다
자장암에서 바라본 오어지(吾魚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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