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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등]

엊그제 지리산 자락에 갔다가 식당에서 만난 호야입니다.
예전에 시골에 제가 살 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두운 밤이면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는 등유도 귀하여 1되씩 구입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큰 일이 있으면 밖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호롱불을 밖에 켤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포불(호야)에 불을 붙여서 처마에 달아 놓으면
사방을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호야등은 중앙의 심지에 불을 켜고 바깥에 유리로
바람을 막으니 바람이 불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믐날 먼 길을 갈 때에도 길을 밝혀주는 좋은 도구였습니다.
특히 가을에 벼를 추수할 때 호야등을 두 개 정도 켜고
온 가족이 모여서 부모님은 탈곡기를 밟으면서 곡식을 털어내고
아이들은 짚단을 나르고 할 때에도 아주 밝았었습니다.
또 사람이 죽거나 혹은 결혼을 하면 에전에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여들었기 때문에 호야등을 밖에 내걸고 밖을 밝혀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살고있는 이 시기는 밝아서 좋긴 한데 너무 밝아서
조금의 티끌도 감추지 못하니 어떤 면에서 조금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조금의 티끌을 가리어 주면 다툼도 많이 줄어들 것이고
좀 더 인간미도 있을 것입니다.
예전의 은은한 남포불 아래서 온 가족이 모여서 추수를 하던 가을 날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등잔밑이 어둡다 할지라도 그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순천에서 참세상을 꿈꾸는....링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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