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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팝나무들
흰 쌀밥 고봉으로 담아
들밥을 퍼먹고
산딸나무꽃 무명 앞치마
먼 세상사 끌어 덮고
꿀잠 한소끔 평화를 끓일 때
논두렁으로 뒤똥뒤똥 오리 앞세워
느릿느릿 한 바보 간다
세상이 무엇이냐
등 따숩고 배부르면 그만
날강도 없으면 그만
도둑놈 없으면 그만
사기 치고 등쳐먹는 놈 없으면 그만
억울한 맘 없으면 그만
원도 한도 없으면 그만
여기서 그만
세상은 세상대로 돌고
역사는 역사대로 흐르고
사람은 사람끼리 껴안고 뒹굴면
그만인 하루
풀잎이 흩어진다
나무가 휘청 가지를 꺾는다
들밥을 푸던 주걱이 힘없이 떨어진다
무언가 수상하다
무언가 수상하다
반성할 수 없는 불순한 마음
수천수만의 몸을 일으켜
또 한 바보 온다
수천, 수만의 몸들이
한 몸으로 웅크리며 구른다
입에서 썩은 말이 쏟아져 나온다
감은 눈에서 세발까마귀 난다
귀에서 뼈의 소리가 우두둑 떨어진다
분노의 용수철이 빗장을 연다
용수철의 나선형을 그리는
수천수만의 몸들
한 바보 가면 또 한 바보 온다 김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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