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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이 김자윤선생님 사진인 거 다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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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엄마 사랑받는 시어머니 만들기 (펌 )--
우리 엄마가 입만 열면 시작하는 단골 레퍼토리가 있다.
어디 가서 사주만 보면 비단 금침 깔린 왕비 사주라는데, 왕비가 뭐 이러냐는 거다.
그럴 때면 아빠가 더 기막혀 하시며
"아, 늙은 남편이 이렇게 빈대떡까지 부쳐다 주는데
이보다 더한 왕비 사주가 어디 있냐"
고 하신다.
그러면 빈대떡을 '쏙' 입에 밀어 넣으면서 곱게 눈을 흘기시는 우리 엄마다.
아직까지도 타이트한 내 청바지가 쑤욱 들어갈 정도로 나름 열심히 관리하고 사는
평생 소녀인 우리 엄마가 드디어 시어머니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이름도 없이
'우리 아들'
로 불리워온 대한민국 대표 아들인 내 남동생이 드디어 장가를 가게 된 거다.
평생 엄마의 일방적인 몰표로 받는 것에만 익숙한 동생이
장가를 간다니 그 녀석도 걱정이 되었지만 은근히 엄마도 걱정이었다.
올케 역시 상견례 자리에서 보니
아버님 되시는 사돈어른께서 올케 밥에 반찬을 올려주실 정도로 귀하게 자란 사람이었다.
요즘은 다 왕자, 공주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채식주의자라 그런가 겁많은 토끼 엄마를 둔 덕분에
자력갱생의 생존력으로 더욱 더 전투적이고 극성스러워진 우리 자매들과 달리,
올케는 요즘 애들 같지 않게 얌전하고 수줍은 성격이라
엄만 일견 시어머니 노릇하기 수월하겠다 안심하시는 눈치였다.
"엄마, 아예 시어머니 노릇할 생각을 하지마!"
엄마가 눈을 둥그렇게 뜬다.
"아들 이제 남 줬다 생각해.
권리 주장 할 생각 말고,
집 판 것처럼 소유권 넘어갔다 이렇게 맘 먹어.
보험금 타 먹을 생각도 하지마.
걔네들도 지들 앞가림하고 살려면 힘들어.
이젠 아들도 손님처럼, 며느리도 손님처럼 그렇게 어렵게 대해.
그러면 좋은 시어머니라는 소리는 못 들어도
싫어 죽겠다는 말은 안 들을 거야."
얼마 전 친구가 해준 얘기를 떠올리며 내가 말문을 열었다.
아시는 분의 아들이 장가를 들어 하루 자러 왔는데 새벽에 아들이 깨우더라는 거다.
얘가 잠 안 자고 왜 건너왔나 했더니 아들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하는 말이
"엄마, 앞으로 우리 와이프 손님처럼 대해 주세요"
였다나......?
엄마가 자기 마누라한테 싫은 소리라도 할까 걱정되어
잠도 못 자고 뒤척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잠옷바람으로 내려와 당부하는 말에 그 아주머님 거의 넘어가셨다고.
나도 며느리 된 입장이지만 외아들이 그리 나왔을 때, 그 서늘했을 심정이 이해가 간다.
내가 시집에서 시부모님 모시고 결혼 안 한 시누이랑 같이 살 때만 해도
요즘 같지 않아서 멋대로 살아온 내 입장에서는 사실 힘든 점도 있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남편이 들어올 때까지
다른 식구들이 식사할 때 시중만 들고 정작 나는 식탁에 같이 앉아 구경만 하면서
안 먹고 기다려야 하는 일이었다.
아마 당신 아들이 밖에서 고생하면서 일하는데
며느리가 먼저 밥을 먹는 게 마땅치 않으셨던 것 같다.
아버님이 반주를 하셨기 때문에 그 시간이 기본 1시간, 길어지면 2시간도 넘게 걸렸는데
남편이 많이 늦는 날은 배고파 운 적도 있으니 나름 슬픈 기억이다.
아빠한테 그 얘기를 드렸을 때, 아빠가 목이 메어 진지도 못 드시고
맘 아파 하시는 것을 보고 후회했던 사연이다.
내가 이제 딸을 키워 보니,
머리에 분홍리본 곱게 매어서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이렇게 어르고 달래고 해서 키우는데,
남의 집에 시집 가서 그런다고 하면 정말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아주 힘든 날은 집 앞 벤치에 나와 하염없이 앉아 있다가
친정 방향의 노선버스가 지나가면 그냥 신던 슬리퍼 그대로 끌고
다시 엄마, 아빠, 동생들이 있는 따뜻한 내 집, 아늑한 내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더랬다.
이런저런 상황을 다 들어 알고 있는 우리 엄마가 나의 특수상황을 보편화해서 생각할까 걱정이었다.
"그때는 특수 전시상황이었고. 알지?
엄마, 아들 얼굴 자주 보고 싶으면 며느리한테 잘 해야 된다고.
며느리가 시집에 오기 싫어하면 아들 얼굴 보기도 힘들어."
그 말은 엄마에게 효과가 있었다.
"내가 뭐 시집살이 같은 거 시킬 사람이니…
난 그런 거 귀찮아서도 못해."
아마 백만명의 시어머니들이 했을 그 말을 우리 엄마도 한다.
정말로 나는 올케보다는 우리 엄마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유엔 평화 유지군이 되기로 결심한 거다.
누가 엄마를 싫어한다면, 엄마는 견디기 어려워할 사람이다.
다행히 올케도 꼬인 곳 없이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순한 성격에다
엄마도 나의 지침을 모세의 십계 수준으로 숙지한 덕에 일년에 한두 번 정도
"너무 너무 서운한 거 있지…'
이러고 울먹이면서 나한테 전화하는 정도의 양호한 상태로 평화가 잘 유지되고 있다.
그런 날이면 난 이렇게 말한다.
"엄마, 나 같은 며느리 얻었다고 생각해 봐."
그러면 엄만 훌쩍거리면서 그런다.
"하긴…."
오마이 뉴스 천정혜(jungheac) 기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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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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