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미용실엘 갔는데 중학교 1-2학년 정도의 가녀리고 약간 신경질적으로 생긴 아들과 그 어머니가 아들 머리를 자르려고 왔습니다.
머리를 자르는데 그 어머니가 계속 미용사 아저씨께 주문을 했습니다. -여긴 좀 잘라주고요. 여긴 좀 올리고요. 저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말입니다.
잡지를 넘기며 -은근계모-科에 속하는 -왜 저러고 살까? 좀 심하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그 아들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에이 썅!- 하더니 쓰고 있던 플라스틱 안경대를 딱! 꺾어서 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갑자기 미용실 분위기가 썰러~~엉했습니다.
그 때 그 어머니의 행동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하녀처럼 비굴(?)한 태도로 부러진 안경을 바닥에서 주우며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하며 안절부절 쩔쩔맸습니다.
그 母子가 가고 나서 미용사가 하는 말이 요즘 그런 부모가 제법 있다고 합니다.
-ㅉㅉㅉ...저 엄마 아들한테 효도 받기는 글렀네. 잘못하면 아들한테 매 맞는 엄마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한테 올인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니까 아이들 마음 속에 분노가 가득 차 있는 그런 가정 말입니다. 다행이 자녀가 잘 따라주면 괜찮은데 엄마 기대치만큼 따라주지 못하고 빗나가기라도 하면 그 어머니는 자기의 존재이유가 없어지니 자괴감과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곰같은 엄마-가 최고의 엄마라는데...... 무심한 듯 참고 기다려주는 곰같은 엄마!!!
스스로 어떤 엄마라고 생각하세요?
[家母長 시대] - 욕심 버리고 자녀 받아들여야......
한국가정상담센터 민호기 소장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기준에 맞춰 자녀를 변화시키려고 하지만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그는 "이룰 수 없는 일에 기운을 탕진한 뒤 허탈감, 자괴감, 우울증에 빠지는 어머니들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욕심을 버리고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했다.
부모가 보이는 욕구 불만이나 집착, 강압적인 태도는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고 민 소장은 말한다. 부모에게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은 배우자에게 집착하고, 배우자에게도 사랑 받지 못하면 자녀에게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자녀도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경고다.
민 소장은 "강압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피해의식이 많고 정서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고 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신 있게 생활하지 못하고 위축되거나 과잉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하지 못한 가정 환경에서 자녀의 일탈이 잦아진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자녀가 태어날 때 부모도 태어나는 것" 이라며 "좋은 부모가 되려면 공부하라" 고 했다.
그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들어가려고 코피 터지도록 노력하면서 좋은 가정을 갖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했나? 그저 우리 엄마 아빠가 한 걸 되풀이해서 될 일이 아니다" 고 덧붙였다.
건강한 가정을 꾸리려면 중간 평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김 소장은 강조했다. 건물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수도관이 터지듯 가정도 꾸준히 돌아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타성에 젖기 쉬운 중·장년 부부는 관계를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리모델링'하라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돈만 벌어다 주면 다 해결해 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아버지들은 자녀가 정서적으로 발달한다는 걸 모르는 것" 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정 불화를 예방하려면 평소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부성애를 발휘하라" 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