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9/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9/thumb/
님을 보내며
노무현 대통령 추모시 모음 말과 글 - 유시민
이 글 초고를 쓰고 나서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 나는 장례식 기간에 일어난 국민적 추모 열풍이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 또는 선정주의에 대한 비판적 자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잃어버린 것은 전직 대통령의 명예만이 아니었다. 그는 '피의자'의 권리, 시민의 권리도 빼앗겼다. '피고인'도 유죄 선고를 받은 '범죄자'도 아닌, 단순히 검사들에게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받은 '피의자'였지만, 헌법이 보장한 모든 권리를 빼앗겼던 것이다. 대검 중수부에 소환도 되기 전에 검사들과 언론은 이미 그를 범죄자로 간주했다. 그는 또한 헌법이 보장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권리를 빼앗겼다. 지난날의 후원자와 동지와 참모로도 부족해 배우자와 아들딸과 사위까지 모두 인질로 잡고 굴복을 강요하는 대검 중수부 검사들 앞에서 그는 자신의 인간적 존엄을 지켜낼 수 있는 그 어떤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진실은 누구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평범한 국민들은 그저 검사들의 말과 언론 보도가 '어느 정도'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전직 대통령을 욕했을 뿐이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밤이 아니라 해가 떠오르는 시각에 앞을 보며 서른 길 높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그의 몸은 두 번 바위에 부딪히면서 땅에 떨어졌고 30분 넘게 방치되어 있었다. 발아래 50년 세월을 함께한 아내가 있는 사저를 내려다보면서 뛰어내린 것이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절실한 억울함이 있지 않고서야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깊은 생각 하지 않고 그를 욕했던 많은 국민들이 뒤늦게 검사들의 말과 언론의 보도가 믿을 만한 진실이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진실을 잘 알지 못하면서 욕을 했다는 미안함, 자신도 젊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있을지 모른다는 후회, 이런 것들이 수백만 명의 조문 행렬을 만들었고 봇물처럼 눈물이 터지게 만들었다고 나는 판단한다. 언론인들이 때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고인의 삶을 미화하는 기사를 쓴 것은 그들도 후회의 감정을 달랠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유시민 <청춘의 독서> 中 목차 13. "내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의 하인리히 뵐 <카나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편 P292~293에서...
님을 보내며
- 유시민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린 님
활짝 웃으며 내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 자리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 돋았답니다.
나는 거기에 속삭여요.
님은 씩씩하게 살았고
그리고 멋지게 떠나셨지요.
나는 님 덕분에 아주 행복하고
님에게 무척 미안하지만
더는
님 때문에 울지 않을 거예요.
님을 왜 사랑했는지 이젠 말할 필요가 없어서
님을 오래 사랑했던 나는 행복해요.
님을 아프게 했던 정치인이 상주 자리를 지키고
님을 재앙이라 저주했던 언론인이 님의 부활을 축원하니
님을 깊이 사랑했던 나는 행복하지요.
님이 떠나고 나서야 님을 발견한 이들이 슬피 울어주니
님의 죽음까지도 사랑하는 나는 행복하답니다.
노트북 자판을 가만가만 눌러 작별의 글을 적었던
그 마지막 시간의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해서 미안해요.
살 저미는 고통을 준 자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할 수 없어 분하구요.
나란히 한 시대를 걷는 행운을 누리고도 고맙다는 말 못한 게 마음에 걸리지요.
시간을 붙잡을 수 없으니
이젠 님을 보내드려야 하네요.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편안히 가십시오
내 마음 깊은 곳으로.
아주 작은 비석 하나 돋아난 그곳에는
봄마다 진달래 붉게 터지고
새가 울고
아이들이 웃고
청년들이 노래하고
수줍은 님의 미소도 피어나겠지요.
그 흐드러진 꽃무덤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행여 잠결에서도 절대
잊지 않으렵니다.
출처 : 사람을 섬기는 도지사 유시민
링크 : http://usimin.net/?document_srl=52789
![]() |
![]() |
![]() |
![]() |
---|---|---|---|
6311 | 흰털괭이눈 (4) | 김자윤 | 2010.04.21 |
6310 | (노무현 대통령님 말씀 중)평소에 부드러운 영부인님 건강 조심하시고 .. (6) | cyoungsuk02 | 2010.04.21 |
6309 | 떡검 홈페이지 완전 패닉상태 !! (5) | 대 한 민 국 | 2010.04.21 |
6308 | 떡검의 굴욕!! 이 그림을 보면 딱입니다. | 대 한 민 국 | 2010.04.21 |
6307 | 떵(?) 묻은 뭐가 겨 묻은 뭐를 어짼다더니... 그럴 자격이 있으신지? (11) | 돌솥 | 2010.04.21 |
6306 | [희망밥상 이야기]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16) | 호미든 | 2010.04.21 |
6305 | 님을 보내며 --유시민 (4월 21일 자정 입금금액은 약 19억원 가.. (6) | 들에핀꽃 | 2010.04.21 |
6304 | 소나무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1) | 황원 | 2010.04.21 |
6303 | 한명숙 서울시장님께.. (2) | 김솔 | 2010.04.21 |
6302 | 유시민 경기도지사님께... (3) | 김솔 | 2010.04.21 |
6301 | 화엄사 홍매화 (6) | 김자윤 | 2010.04.20 |
6300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짱님 사진입니다 (2) | 함께삶 | 2010.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