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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대통령 추모 1주기 봉하 -2

소금눈물note 조회 2,996추천 52201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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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빼곡한 그리움들 사이에 제 마음도 있겠지요.
많은 힘을 보태지는 못했지만, 제 마음이 조금 가 있다는 것이 참 기쁩니다.

마을 앞 끝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이 잡힐 듯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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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을 쏟아내며 내려오는 사람들의 우산을 피해가며 겨우겨우 올라왔는데... 올라왔는데...
여기서는 더 말을 못하고... 숨도 쉬어지지 않아요...

망연히 들판 너머를 바라보다 무릎이 꺾입니다.
내 속에서, 내 것인지도 모르는 울음소리가 비죽비죽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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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날도 많았습니다.
원망스러운 날도 많았습니다.
이 죄스러움을 다 어찌 감당하라고 그러셨을까요.
정말 무서운 것은, 세상에 대해 어떤 희망도 이젠 갖지 않겠다는 절망이, 냉담함이, 세상에 대한 저주와 분노만 나를 사로잡을것이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정치가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권력을 향한 욕망과 거짓만을 무기로 사는 사람들이 정치가들일거라는 편견도 처음 버렸습니다.
나 혼자 도를 닦듯 맑고 평화롭게 사는 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면서 역사속에서 내 자리의 무서움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좋은, 바른 삶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 모든 첫 마음을 갖게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이러시면 안 되는 거였지요.
당신의 말들로, 보여주신 길들로,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에게 희망을 걸며 살아온 저 같은 무지렁이 국민이 앞으로는 어떤 희망도 세상에 갖게 하지 말라는 충격이었습니다.

잔인한 역사는 결코 반성따윈없다. 이 천하고 추악한 나라에 무슨 역사의 심판 따위를 바라겠느냐. 수많은 순교자를 잡아먹고 매도하고 뿌리까지 짓밟아버린 이 땅의 역사에 또 하나 희생자를 만들었을 뿐 아니냐.

희망은 없다. 내가 바란 것은 그저 잠깐의 신기루, 책에서 읽었던 환상이 잠깐 눈앞에 현실처럼 나타났다 사라져버린 찰나의 꿈일 뿐이다......

그런지도 몰라요...
제가 흘리는 이 눈물과 분노는 그 자리에 올려놓고 사정없이 흔들고 조롱하다 무참히 버려지고 난 뒤에 뒤늦게 발을 동동구르며 왜 가버렸냐고 떼를 쓰는 건지도 몰라요.

희망을 지키지 못한, 믿음을 확신으로 만들지도 않고, 그저 내 가진 깜냥으로만 세상을 너무 가볍게 보고 쉽게 생각한 어리석음이 당신을 여기로 밀어버린 건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러시면 안 되는 거였잖아요.
저 같이 부박한 지지자들에겐 당신은 쉽게 떠나셔도 할 말이 없는 거였지만, 저 아래서 통곡하며 빗속에서 울고 있는 수많은 당신의 사람들, 당신의 뜻을 잇겠다고 고초를 겪고 있는 당신의 뒷사람들에겐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회한만 주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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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런 것도 이런 것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저 이 빗속에 쪼그리고 앉아 꺽꺽 울며 서러워할 뿐입니다.

그 새벽 이 길을 타박타박 올라와 먼 들판을 아득하게 바라보고 섰을 당신의 모습만 떠올라, 내가 앞으로는 어떤 눈물을 흘리며 살게 될 줄을 모르고 퍼질러 잠만 자고 있었던 그 새벽만 떠올라 가슴을 쥐어뜯습니다.

어느 누가 꾲아놓은 국화꽃다발이 비에 함뿍 젖고 있습니다.
그냥 망연히 주저앉아 고개를 쏟고 울고 있는 저 국화처럼 그냥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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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올라왔다 싶은 시간인데도 정토원 마당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빗줄기가 거세면서 쉼터나 차일 아래로 많이 모여있지만,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법당의 독경소리에 가슴을 적시는 분들도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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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미욱한 인간의 가슴이 이렇게 패이고 뭉그러졌는데 저 분의 마음은 어떤 것일지, 평생 대통령님과 함께 하면서 고비고비 그 수난과 영광을 함께 살아온 벗은 어떤 가슴일지...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고개를 숙이고..그저 감사하다. 고맙다.. 그런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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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경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인지도 모르면서 저는 내내 꼼짝않고 지켜서서 바라만 봅니다.
좋은 곳으로 가셨겠지. 두 분이 만나 모든 짐을 다 내려놓고 평안히 웃으며 돌아보시겠지 그런 기원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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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고개를 숙여 법문을 듣다 돌아보니 좁은 마당도 다 들어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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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비옷 사이로 빗물이 들이쳐 겉옷도 속옷도 온통 다 젖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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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서갑원의원님과 안희정최고위원이 잠깐 잡혔습니다.
가까이 가고 싶지만 저 분들의 자리를 어지럽힐 시간이 아닙니다.

마당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까치발을 하고 계단을 차마 오르지 못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온 몸을 비로 적시면서 마음만 법당안에 세웁니다.
지금은 추모와 그리움의 시간, 지친들의 자리가 있고 우리의 자리가 있지요.
가까이서 뵙고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위로받고 싶은 것은 모두 한마음이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나서면 안 될 것 같아 카메라 줌만 당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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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님께서 나오셔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간략하게 안에 계신 손님들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그사람은 정말 꼭 이 자리에 와서 마음 깊이 울고 있겠구나 하는 아픈 사람도 있고, 선거철이 되었군 싶은 이도 솔직히 있지만 솔직히 옹졸하고 못된 마음이겠지요.
누군들,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그분을 만났던 적어도 이 빗속에 와 있는 마음들 누가 아프고 쓰리지 않을지, 저 같은 이도 이런데 각별하게 인연을 나누고 아팠던 이들은 얼마나 그 마음이 더할지...

오늘을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이름없는 손길들이 마음을 쓰셨어요.
충청도의 어떤 할머니 한 분은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거듭 당부하면서 이천 명이 먹을 국수를 보내셨답니다. 제가 아까 받은 봉하쌀로 빚은 빵이 만 명분이라네요. 인터넷 까페 어디에서 떡을 또 얼마를 해서 보내시고... 거듭거듭 허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수만 명이 밀려오는 오늘 봉하마을에서 하루종일 빗속에서 고생하시는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정말 가슴 깊이 감사인사 드립니다.
여러분이 오늘 너무나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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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국의원께서 나오셔서 그분을 그리워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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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잘 지켜주시길 바래요.
저처럼 미욱하고 어리석은 국민들이야 무얼 아나요. 그분의 뜻을 지키고 그 정책을 실현할 힘을 가진 이들은 당신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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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더더욱 당신의 빈 자리가 크다는 송기인신부님의 말씀에 잠깐 멈추었던 눈물이 또 납니다.

세상이 미쳐돌아가나봐요. 어쩌면 이렇게 천해지고 막무가내인지, 그속에서 당신이 어찌 싸웠을지 이제서야 알겠습니다.
이런 면면을 당신만 먼저 아셨지요.
정권이 바뀌면, 그들에게 넘어가면 큰일이 난다던 말씀이 이런 거였다는 걸 이제서야 뒤늦게 한탄을 하게 됩니다.
그속에서 외로이 싸우셨으니 얼마나 힘이 드셨어요. 국민들은 어리석어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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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 일정이 뜨기도 전에 일찌감치 기차표를 예매했더니 추모식을 보지도 못하고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당안이 발디딜틈도 없이 가득한데 저는 다시 내려가야 합니다.
계단 길이 붐비길래 고샅길을 찾아 내려오다 완전 낭패를 만났습니다.

흙을 깔아놓은 길이 폭우에 진창이 되어 완전 수렁입니다.
발목까지 사정없이 빠지고 뻘이 되어버려 옷이고 신이고 엉망이 되었습니다.

문득 정신이 번쩍 듭니다.
내가 걸어갈 길이, 눈앞에 보이는 세상은 이처럼 뻘투성이고 수도없이 발목을 잡히고 더러울지도 모르지만 이 길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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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을 잡고있는 흙탕물만 보다보면 길가에 핀 이 예쁜 꽃들을 보지 못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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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했습니다.
모진 비바람에 시달리고 할퀴어야 꽃이 피고 열매도 맺는 게 세상이랍니다.

신발끈을 고쳐매고, 도랑이 되어버린 물살에 신을 벗어 씻고 다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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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장은 이제 입추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직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도무지 이 빗속에 완강하게 버티고 서서 기다리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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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어 흔들리는 노란 등이 부엉이바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아래를 줄지어 사람들은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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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숲 사이로 촘촘히 들어서는 행렬이 도무지 멈출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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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돌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계시네요.
제 마음도 저기 어디쯤에 자리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확인하지 못하고 다음 주로 미루고 이만 작별을 고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하지만 금방 올게요.

오늘은 저 말고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대통령님을 뵈러 오니 외롭지 않으시지요?
대통령님, 너무 울지 마세요. 당신은 그리 눈물이 많으시더니 오늘 같은 날 이렇게 우시면 우리는 어떡하라구요.

뒤늦게 당신을 보러 와서 미안해하는 사람들, 조금은 밉고 서운하다싶으시겠지만 그만 용서해주세요. 우리 이제 잘 할게요. 제대로 살도록 애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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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폭우가 되어버렸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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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한참에서부터 이 비를 뚫고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밀려들고 있습니다.
오늘 봉하마을은 비에 젖고 사람에 젖고 눈물과 그리움에 젖어 온통 뿌옇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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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이 막 시작되겠구나 생각을 하며 떠납니다.
다시 금방 와요.
다음엔 또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그 다음엔 또 다른,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올게요.
자꾸 찾아뵙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잊지 않을 거예요.


오늘은..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우리 대통령님.
정말.. 정말 너무 많이 사랑합니다.

뒤늦은 이 고백을 눈물로 지어 올립니다.

정말... 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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