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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의원이 주는 교훈(펌)

chunrianote 조회 852추천 62010.06.12

상주들이여, 조심하라!-백원우 벌금형이 주는 교훈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BY : 양정철 | 201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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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0일, 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외친 백원우 민주당 의원에게 장례식 방해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시각입니다. 참고로 저는, 당시 노 대통령 국민장의위원회에서 봉하쪽 실무를 몇 사람과 총괄하고 있었습니다. ‘주최 측’인 셈입니다. 그러면 ‘문제를 일으킨’ 백 의원은 어떤 자격으로 영결식에 참석했을까요. 장의위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장 기획과 진행업무를 담당한 저나, 장의위원으로 참석한 백 의원이나, 영결식의 ‘주최 측’이란 생각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고인을 아주 가까이서 모셨던 참모 출신으로서 ‘상주’란 생각으로 며칠 밤을 새며 통곡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고 영결식을 준비했지, 어떤 행사 하나의 주최 측이란 생각을 추호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자격으로 영결식에 왔을까요. 그냥 조문객입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다 보니 의전과 관례상 가장 앞자리에 앉은 것이고, 헌화도 하게 된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주나 다름없는 주최 측 인사가 조문객 중 한 분에게 소리를 지른 사건입니다. 그러면 백 의원은 왜 소리를 질렀을까요. 고인을 억울하게 잃은 상주 중 한 사람이, 억울한 죽음에 직간접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조문을 왔을 때 설움에 복받쳐 ‘왜 사과도 하지 않고 헌화하느냐’고 따진 일입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깁니다. 백 의원이 소리를 지름으로써 영결식은 어떤 방해를 받았을까요. 그리고 누가 피해를 보거나 손실을 입었을까요. 유족 가운데는 없었습니다. 제가 압니다. 상주든 주최 측이든 국민장 식순과 진행 전반에 대한 일을 맡고 있었던 우리 쪽의 그 누구도 백 의원 때문에 영결식이 방해받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추측컨대 방해(영결식 방해가 아니라 자신들의 심리적 안정에 방해를 받았다고 봐야겠지요.)를 받은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과 청와대 경호관들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검찰이 백 의원을 기소하고 재판부가 벌금형의 유죄를 선고한 것은 상식 밖입니다. 무릇 국민장이라 함은 ‘국민의 이름’으로 거행하는 장례의식인데 국민 가운데 누가 백 의원을 고소한 것도 아니고, 유족 가운데 누가 처벌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장의위원회 그 누가 처벌 요청을 한 것도 아닌데, 장의위원이 장례 방해혐의로 처벌받는 희한한 사건이 됐습니다.
재판부는 “백 의원이 국민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영결식장의 평온한 진행을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 “관련 법률에 따라 주한 외교사절단 및 3부 고위 인사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갈등의 표출 없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돼야 하는 국민장에서 백 의원의 행위는 국민의 추모감정을 저해한 것.” “국민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이 주체가 되는 것으로, 해당 법조항이 보호하려는 가치는 고인에 대한 추모 감정과 공공의 평온” 등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장의위원이라도 장례식 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경호관들의 격한 제지 때문에 ‘소동’으로 커진 일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말로 한 항의’에 불과했을 일입니다. 저도 현장에 있었지만 백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려들거나 식 자체를 어찌 해 보려는 생각은 아예 없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에도, 심지어는 청와대 경내 행사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지만 참여정부 청와대 경호실은 그리 무지하게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행사에서 누가 대통령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해서 그토록 거칠게 사람을 끌어내거나 입을 틀어막거나 심지어는 그 일로 재판에 회부한 기억은 없습니다.

 국민장이 ‘갈등의 표출 없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공공의 평온’을 유지해야 한다는 재판부의 표현은 천수를 누리고 평안하게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 영결식에 주문할 일입니다.

그런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표현으로는 봉하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500만 명이 참여한 추모분위기를 설명하기 힘듭니다. 노 대통령 서거와 500만 인파 자체가 이미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왜 모르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그리고 유족과 상주, 주최 측은 ‘사상 초유의, 세기의 영결식’이 차분하고 절제된 장례식으로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백 의원의 행위도 경호관들의 거칠고 무례한 제지 때문에 작은 일이 되레 커진 것이라 봅니다.

 유감스럽지만 법원 판단은 존중해야지요. 또 백 의원이 항소를 한다니 2심 재판이 진행되겠지요. 다만 그 전까지 상을 치를 많은 예비 상주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상주라 하더라도 장례식에선 가급적 침묵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설사 돌아가신 아버지의 원수가 장례식에 와도 화내거나 뭐라 하지 말고 참아야 합니다. 상주와 조문객 간에 갈등을 표출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곡소리가 너무 커서 엄숙한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호원을 대동한 조문객이 나타나면 사소한 행동도 제지받을 수 있으니 아예 오해 받을 행동은 조심하는 게 낫습니다. 그저 공공의 평온이 가장 중요합니다.

양정철(노무현재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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