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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10월 25일 봉하들녘을 바라보며

소금눈물note 조회 1,902추천 472009.10.30





두 분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했어요.
날이 갈 수록 더 그랬어요.

하지만 두 분에게 주신 하늘의 뜻은 거기까지였다는 걸 이제 압니다.
언제까지 두 분 괴롭히며 그 짐 혼자 다 지고가라는 마음, 그게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꿈이었는지도요.

밀어올려놓고, 그 자리로 보내놓고 우리는 일찌감치 손 털고 물러나 팔짱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괴로우신지도 모르고, 철없이 원망하며 큰 소리도 쳤습니다.

그런 말을, 마음을 다 받아주셨던 분이 또 없을 줄 모르고.
늦은 후회가 뼈를 시리게 합니다.






당신의 고향인 이 작은 마을이 이제 저의 고향이고 우리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게요.
그립고 보고프면 다시 뵈러 올게요.





길섶에 핀 쑥부쟁이도 그리움으로 꽃빛이 더 짙어졌습니다.
이 길을 지난 오월에 왔을 때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요.
가로등 하나 없는 시골 농로를, 백 만의 눈물이 피운 촛불들이 별길을 이루었지요.
촛불꽃이 진 자리에 쑥부쟁이가 피어났습니다.

모두가 당신을 향해서입니다.
당신을 그리워해서 피는 꽃입니다.






올해도 풍년이랍니다.
지난 여름, 수마가 진영을 덮쳤다는 소식에 가슴이 내려앉아 빗소리를 헤며 밤을 새웠습니다.
행여나 당신의 잠자리가 다칠까봐,  먼 곳에서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보이세요?
거기서도 이 아름다운 들녘, 다 보이세요?

밀집모자 쓰고 덩그런 미소지으며,
"대통령님, 우리 아이들 이제 농사 잘 짓지요? 제법 잘 하지요?"
옆에 계신 분께 자랑도 하시나요?

맘껏 자랑하셔도 될 것 같아요.
소문이 나서 미리미리 줄을 서서 예약을 한대요.
올해도 또 놓칠까봐 조바심을 내면서요.

우리 재단도 나날이 살이 찌고 있답니다.
걱정 마세요.
저희가 이제 잘 할게요.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살게요.






가을이 깊어갑니다.
당신이 없는 가을, 쓸쓸하게 보내실 분이 생각나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건강하시도록 지켜주세요.
저희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아픈 분입니다.





양산에서 선거가 있었답니다.
조금 섭섭하셨지요?
죄송합니다. 아직 저희 마음이 부족한가봅니다.
그리움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는데, 아직 덜 모아져서, 덜 자라서 그 꽃이 피지를 못하나봅니다.
하지만 아주 아닌 것은 아니었지요.
이제 첫 발자국인걸요.
먼 길에 처음 쉬는 숨이 한 길을 다 가게 할 수 있나요.

당신은 더 한 것도 견디셨지요.
당신이 견디셨으니 우리도 견디겠습니다.
당신이 보여주셨으니 우리도 걷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가을 저녁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 하루 온전히 제게 기울어주셔서, 함께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다시 인사드릴 때까지 안녕히 계셔요 대통령님.

곧 다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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