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장애인 차별금지 규제에 관한 법률' 에 서명을 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복지관련 종사자와 장애인들도 많이 참석했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경제부처 장관들, 복지관련 장관들도 앞자리에 배석했다.
당시 국정홍보처장이었던 필자는
대통령, 총리가 참석하는 주요 정부 회의에는 거의 모두 참석했고,
그 결과를 브리핑했다.
당연히 이날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날의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이 입장해 자리에 앉자마자 벌어졌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휠체어를 타고
대통령 앞으로 다가오면서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순간 경호원들이 장애인을 에워쌌다.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
그것도 청와대 내 영빈관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호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사태를 수습했던 것 같다.
그때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호원들을 향해
"손대지 마시오"
라고 단호하게 지시했다.
이어 소동을 일으킨 박경석 대표에게
"딱 3분의 시간을 드릴 테니 할 말이 있으면 모두 말하세요"
라고 말했다.
소동의 주인공은 장애인 관련 입법을 서둘러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동안 아무 말없이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제 됐습니까?
이 자리는 장애인뿐 아니라 나라의 복지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만약 회의를 계속 방해한다면 이 회의를 취소하고,
저는 집무실로 돌아가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박경석 대표는 다시 한번 장애인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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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소란을 피웠던 장애인의 요구를 묵묵히 들어줬다.
이명박 정부 때는
장애인이 대통령 참석 행사장 밖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짐짝같은 취급을 당했다.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민주주의의 깊이와 수준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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