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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더욱 그리움이

Pearnote 조회 1,640추천 282009.08.20

 

 

 

 

그 집 

 

 

 

 

날마다 그 집에 가 보곤 한다

 

자분자분 발간 흙을 밟고 논둑을 지나면 다다르는 집

기대 선 바위산 더 높이 솟아 있으라고

저는 땅으로 낮게 지어진 그 집

 

싸아.. 송진이 묻어나는 대문 한 짝을 밀고 들어서면

둥근 목소리가 마당을 빙 둘러 마중을 나올 것만 같은 그 집

 

마른 흙 한 줌 대롱대롱 매단 자전거와

바스락 부서진 풀잎이 묻어나는 신발 두 짝이,

 

누렇게 땀 얼룩 스민 갈색 잠바와

고깔 위로 손때가 가맣게 앉은 밀짚 모자가,

 

평상 위에서 기약 없는 바람을 받고 있을 그 집

 

북적이던 벗들이 이제는 물러가

슬프게 한가할 그 집

 

옷장을 열고 버려야 할 남편의 옷들을 꺼내어

차곡이 제 가슴에 담아두는 어진 아내와

 

반 쯤 읽다가 놓아둔 주인의 책

깊숙히 꽂혀있던 연필을 빼내다 말고

가늘게 밑줄 쳐진 문장을 단 한 줄도 읽어내리지 못하는 오랜 친구들의

 

음... 오르간의 끝자락 같은 신음 소리가 창 너머로 새어나오는 그 집

 

하릴없는 자전거가

차르르.. 바퀴를 헛돌리다 말고 내게 건네는 말,

나의 주인은 어디를 갔나요?

 

그것은 네가 아니라 내가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라며

젖은 눈을 흘기고 떠나오는 그 집

 

터덜.. 발자국 하나에 거짓말 하나

세상의 거짓말 중에 가장 믿고 싶은 거짓말,

 

'그 사람은 떠난 것이 아니야'

 

가 본 적도 없고 가 볼 기약도 없는 그 집에

오늘도 눈을 감고 내가 다녀오는 것은

 

길 없는 길을 따라 그 사람도

내가 알지 못하던 사이에

알았어도 모른 척 하였던 어느 날에

 

이미 나를 다녀갔노라고

바람이 전하는 까닭이다

 

양 팔 가득 가난한 꾸러미를 든 채

흘러서 온 동네를 적시는 미소를 띄운 채

 

내 집 앞에 오래 서 있었더라고

이제사,

바람이 전해 준 까닭이다...

 

.................................................

 

 

 

 

....가버린 당신도 '바보'고

보내버린 우리도 '바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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