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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수월note 조회 1,291추천 12012.03.23

봄비가 슬금슬금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자정이 지나는 시간에도 여전히 봄비가 내립니다.
목요일에는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은 발정 난 어미 돼지들을 교배나 인공수정을 시켜 또 다른 돼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정을 시킨 돼지는 교배사에서 임신 대기사로 보내야 하고, 임신이 된 돼지들은 임신사로 보내야 합니다.
분만 일이 가까운 돼지들도 또한 분만사로 보내야겠지요.
그
렇게 하자면 분만사에도 공간이 없으니, 젖을 뗄 시간이 된 돼지들은 엄마 돼지와 아기 돼지들을 분리를 해서 그에 적합한 공간으로 이동을 시켜야 합니다.
오후에는 출하까지 마음을 먹다가 출하를 담당한 기사가 시간이 맞지 않아 내일로 미루었습니다.

시간이 남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으니 예술을 하는 것입니다.
봄비는 촉촉히 내리고.
사람의 감성에 봄비는 예술을 하라고 재촉을 하는 것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모아 온 먹통에게 "제 모습 찾아 주기" 작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언젯적에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이름 모를 목수들이 사용했을 저 먹통들을 나는 씻어 다듬으며 그것들에게 활력을 넣어주는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니, 저것들이 다듬어져 전시를 할 날이면 여러분들도 이 오옵빠에게 박수를 보낼 날이 올 것입니다.
모아 놓은 것을 다 찾으면 한 서른 개는 될 것이니 각각의 모양이나 그것을 만든, 지나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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