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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돌솥note 조회 1,158추천 132010.01.19

 


 

 

스물 한살

 

 당신은 굽이굽이 험한 고개

열 두개나 넘어 얼굴 한번 본 적없는

김씨 집안 맏아들에게 시집오셨습 니다.

 

 

 

 

스물 여섯살

 

눈이 하얗게 덮든 날 시집 온 지 5년만에

 자식을 낳고서야 시댁어른들 한테

며느리로 인정받고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두살

 

자식이 자다 급체를 했습니다

당신은 그 불덩이를 들쳐업고 읍내 병원으로

밤길 이십리길을 한걸음에 달렸습니다,

 

 

 

 

 

 

 

마흔살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당신 자식이 학교 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 밖으로 마중 나갑니다,

마냥 기다리다 돌아온 자식에게

체온으로 덮혀진 외투를 입힙니다,

 

 

 

쉰둘

 

시리게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

빠알간 고추를 펴 말리던 날

자식은 결혼 할 여자를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짙은 분칠이 맘에 안들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그저 좋다고 했습니다,

 

 

 

 

 

예순

 

집배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녀 갔습니다,

환갑이라고 자식들이  모처럼 돈을 부쳐 왔습니다,

당신은 그돈으로 자식들 보약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바빠서 못온다는 자식들 전화는

애써 서운한 기색을 감추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예순 다섯

 

자식 내외가 바뻐 명절에 못온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동네 사람들과 둘러앉아 만두를 빚으며

평생 처음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아들 내외가 바뻐서 아침 일찍 다녀갔다고~~~

그날밤 당신은 방안에 혼자 앉아 흐릿한 눈으로

자식들의 사진을 꺼내놓고 들여다 봅니다,

 

 

오직 하나 자식 잘되기만 꿈에도 바라며 평생을 살고

이제 성성한 백발과 골 깊은 주름만 남은 당신,

우리는 그런 당신을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어머니~~~

 

 

동화 "행복한 세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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