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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수월note 조회 498추천 62011.01.27

설이 코 앞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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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꿩고기를 좋아하신다.

꿩이라는 山고기.

곡식이나 나무 열매의 낱알을 좋아하는 저 동물은 욕심이 많다.

욕심이 많다는 것은 먹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날 짐승 중에서 오리와 꿩은 먹을 수 있는 살이 많다.

 

내가 돼지 농장을 시작하고 먼저 만든 것이 농장의 잡다한 수리와 제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

이다.

농장을 새로 시작을 했으니 넉넉한 돈이 있었겠는가?

고물상에서 구입한 파이프와 앵글 그리고 헌 함석을 규모에 맞게 사서는 오두막 비스무레한 작업장을
만든 것이었다.

오두막이라고 해서 너무 허술하게 생각은 마시고.

기둥 등 하체의 그것들은 제 크기에 맞는 파이프를 사용했고 다만 지붕만 못 구멍이 있는 허름한 것을
얹어서 유월 우기에는 바닥에 물이 질질 흐르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것도 보강을 해서 그럴 일이 없지만 그때는 그렇게 살았었다.

어느 날.

 

봄날도 아주 화창한 봄날이어서 햇빛이 있는 바깥에 나가면 눈이 시어 봄 멀미가 날 지경으로 나른한

오후에.

나는 철공소 안에서 무슨 기계를 수리 한다고 그 일에 몰두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바깥으로 출타를 하고 언 놈이 업어 가도 모르는 외지게 위치한 농장에서 무슨 일에 몰두를 한

다는 것인데, 그 몰두에 얼마나 몰두를 했으면 몰두 소리가 여러 번 나오겠는가?

난데없이.

머리 위의 양철 지붕에서 벼락이 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라 나는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가 폴짝 뛰어

오르며 순간 적으로 공중부양을 하고 말았더란 것이다.

“잉?... 이게 뭔 조화란 말이여?“

그때서야 앉은 자리 옆에 제법 큰 물체가 풀썩 떨어지는 것이 눈 안에 들어오는데.

그것을 본 순간 한 번 더 식겁을 한 것이었다.

장끼.

대갈통을 화려한 색채로 치장을 한 놈이 어디 염라국에서 추방된 시체 모냥 난데없이 내 옆에서 툭 하

며 나한테 기척을 하는 것이라.

“니미럴 간 떨어졌겠네.”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는 것이었다.

생각을 해 보시라.

저 놈이 양철 지붕으로 낙하 해 한 번 더 구르고 땅 바닥에 앉은 내 옆으로 오기까지의 시간은 실로 1

초의 여유도 없었을 것인데 나는 그 시간이 마치 병든 봄 병아리가 대책 없이 꼬박 꼬박 졸기만 할 뿐

인 봄날의 한 나절이 다 가는 시간 같더라는 말씀이라.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사람의 뇌리가 무섭지 않으신가?

우째 그 찰나에 그렇게 많은 생각이 있어 나는 지금 이런 사설을 늘어놓고 있다는 말인가.

정신을 차린다고 가만히 앉아 있었지.

“그것이 참, 그것이 참 하면서....”

 

그나저나 저노무 신체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또 지금 놀라도 이만 저만 놀라지 않은 내 가슴은 우째 진정을 시켜야 이 봄날을 이길 수 있다는 말씀

인가?

정신을 차리고 나는 엄니한테 전화를 넣었다.

마을 회관에서 동네 사람들과 봄날 오후를 즐기시던 엄니는 전화 목소리에서 봄날 그 온화한 햇볕 냄

새가 솔솔 나는 것이었다.

“엄마 꽁(꿩) 한 마리 있는데 이걸 우째야 되겠습니꺼?”

“머시라꼬? 그 귀한 꽁이라고 했나....”

“내가 오늘 간 떨어져 죽는 줄 알았다”

“와... 무슨 일 있었나?”

시불시불 하며 그간의 정황을 보고하고.

“지금 집으로 출발을 할 것이니 집에 가 계시이소”

 

엄니는 꿩 요리를 좋아하신다고 했다.

엄니의 유년 시절은 60년 전이다.

그 시절에 돼지고기가 흔했겠는가? 소고기가 흔했겠는가?

바다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모를 시절에 갈치 고등어가 흔했겠는가?

쇠고기 맛이 비치는 저 꿩 고기가 최고로 맛난 음식인 것이었다.

겨울날, 외할아버지는 나뭇짐 위에 전날 만들어 놓은 꿩 틀에 잡힌 그것을 두세 마리 자랑스럽게 묶어
집으로 오시는 것이었다.

어린 엄니는 그 요리 꺼리를 보시며 저녁에 외할머니께서 내 놓을 꿩 국 한 그릇을 생각하시지 않았겠

는가?

달디 달았을 수밖에 없는 그 국물을 떠올리며.

 

유년의 추억이라는 것이 그러하다보니 엄니는 꿩만 보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그것을 귀히 여기신다.

물을 끓여 꿩의 털을 찬찬히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은 아예 버린다.

그다음 등분을 내어 큰 칼로 내리쳐 알뜰히 다진다.

아래 위 구분 없이 난도질을 하는 것인데 뼈도 같이 다져야 한다.

말은 이렇게 해도 그 정성과 수고로움이 여간한 것이 아니다.

또 그러한 수고가 있으니 그 맛을 낼 수가 있는 것이다.

가마솥에 무를 삐져(어섯 쓸기) 넣고 물을 넉넉히 잡고는 난도질 한 꿩고기를 넣는 것이다.

외할아버지께서 넉넉하게 해다 놓으신 장작을 충분히 넣어 불의 양을 높여 그 국물이 한참 부글부글

끓으면 조선간장과 고춧가루와 대파에 마늘 빻은 것만 마지막에 넣는 것이다.

그렇게 먹으면 참으로 맛이 있다.

일본 조선 중국의 동북아 지방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그 존경해야 할 맛을 모른다면 그 또한 간첩이라

해야 한다.

그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행운(?)이 찾아 왔으니 엄니는 내 전화에 그 반가움을 표시 하시

는 것이었다.

 

꿩 요리.

한반도, 그것도 중국 쪽에 가까운 북관의 사람들 말씨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국 뙤놈’의 된소리

음률이 섞여있다.

그 된소리로 발음하는 사람들이 국수를 좋아한다.

그것도 환장을 하는 것이라 보면 되는데.

그 쪽인들 집짐승 요리를 구경할 기회가 잘 있었겠는가?

저 담백한 꿩과 그래도 수월히 잡을 수 있는 겨울날 토끼 육수가 입에 배이지를 않았겠는가?

대대로, 오랜 옛날부터 먹어 와 그 입맛을 유전자가 기억을 해 그 계절이면 그것을 간절히 생각하게

하는 맛.

이것이 그 향토에서 살아 온 민족의 맛이 아니겠는가.

 

먹고 사는 문제이니 이것은 실로 대단히 중요하다.

김치가 없으면 밥상이 허전 하듯이 그것이 먹고 싶은데 그것이 없으면 그 삶이 얼마나 허전하겠는가?

그래서 저 시인은 그 국수의 맛을 온전하게 표현을 한 것이다.

춥디추운 북녘의 땅에서 곰삭은 동치미 국물에 꿩 육수를 섞어 한밤에 후르륵 입 안으로 빨아들이는

그 메밀국수 면발의 촉감.

그것을 저 시인은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이 히수무레 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설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오지게도 추운 올 겨울도 설이 지나면 그래도 사람이 살만한 해빙기가 올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추워도 너무 추운 날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매운 계절을 지나고 보면 우리네 면면도 또한 단단해 질 것입니다.

그렇게 또 한 세월을 버텨야 할 것이고, 그것을 즐겨야 할 것입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마음이나마 제 안의 것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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