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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는 아들

돌솥note 조회 1,649추천 82011.09.13


지난 설명절에 막내시누이가 보낸 생선 중 마지막으로 남은 굴비 두 마리.
올해도 풍성하게 생선을 보내줘서 손바닥 보다 훨씬 큰 굴비 두마리를 쪄서
추석 전야제(?)에 남편과 둘이 정말 맛있게 먹어치웠습니다.
찜통보다 크기가 커서 꼬리 부분이 멋들어지게 올라가 양념도 없네요.

.
.
.

아들 며느리가 추석 아침에 왔습니다.
제 집에 와서 밥을 먹고나면 설거지는 언제나 아들이 합니다.

처음엔 그게 약간 받아들이기가 좀 그랬습니다.
저도 별 수 없이 -시어머니 심술은 하늘에서 내린다-는 시어머닌가 봐요.
우리 세대 상식엔 시댁에 와서 설거지는 며느리 몫이란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그래서 설거지하는 아들 옆에 가서 은밀한 목소리로

-얘, 설거지는 느네 색시가 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니?

했더니

- 아이, 엄마 왜 그러세요?
  설거지는 제 담당이예요.

- 집에선 그래도 여긴 시댁이잖아?

- 그게 더 우습죠.
  집에선 내가 늘 하면서 여기선 설거지 생전 안 하는 척하며 아내가 하고...

-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렇게 쿨~~~하게 끝냈습니다.

모임에 가서 얘기했더니
시어머니들, 예비 시어머니들 입에 게거품, 왕거품(?) 뭅니다.

고정 레파토리들 다 나옵니다.
-초장에 버릇을 잡아야 한다는 둥.
-가정교육이 어쩌구 저쩌구...
-며느리 교육 그렇게 시키지 말라는 둥.

저는 그냥 제 방식대로 살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좋다는대로......
즈네들 행복하면 됐지......
시어마시가 -감놔라, 대추놔라-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이 어느 시댄데...
그저 우리 아들 며느리에게 -명의이전 했느니라-하고 살려구요.

그게 맞지 않나요?
며느리가 의무감으로써 억지로 하기 보다는
자기집처럼 편안하게 왔다갔으면 해요.
자꾸 그런 눈치 주면 오고 싶겠어요?
저는 며느리랑 정말 잘 지내고 싶거든요.

제 꿈 아시지요?
존경받는 시어머니!
사랑받는 장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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