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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을 하다

수월note 조회 663추천 172011.03.03

할 일이 어중간 하면 무엇을 만들고 싶어 한다.
가만히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나는 왜 무엇을 만들고 싶어 할까?”
그것도 무모하게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농장 일에 집중을 하다가 자그마한 자투리 시간이 나면 나는 멍하니 시간을 보내지를 못한다.
무엇이든지 공작(?)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머리도 팽팽 돌아간다.
바로 도구를 잡는 것이다.
산소 절단기, 이동식과 고정식의 용접기, 크고 작은 쇠 절단기, 널널히 널린 각종 고물 쇠붙이, 콤프레샤 2대, 그 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각종 기기들.
10년이 넘게 쇠를 다루어 왔으니 이골이 날 정도의 경험이 쌓인 것이다.

그러면 나는 왜 공작에 집착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내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피(血)의 종류를 따져봐야 하는 것인데.
나의 외모는 아버지와 큰 아버지의 얼굴을 닮았다고 해야 한다.
외가 쪽으로는 막내 동생이 많이 가깝다.
외할아버지는 농사를 지어며 목수 일을 하셨다.
심지어 1974년도, 내가 중학 1학년 때 우리 집도 손수 지어셨다.
막내 외삼촌이 나보다 한 살 위인데 1999년도에 최근의 우리 집을 현대식으로 이 양반이 또 만든 것이다.
그렇게 그러한 피가 대물림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는 늘 하는 것이다.





철판을 산소 절단기로 잘라 집의 안내판을 만들었다.
물론 윗집 예술가의 서재에 널린 책에서 힌트를 얻은 것인데 저것들도 시작은 무모했다.
“함 해보까?”
그러면 시작을 하는 것이었다.
물감을 칠하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풍경도 달았다.
풍경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우선은 저 풍경의 소리가 보기보다 많이 맑은 소리를 낸다.
은근히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물고기의 모양은 봉하 마을에의 것을 따왔다.
무늬를 쇠붙이로 만들어 두들겨 패서 모양을 넣었다.






"이석이네 집“
저 글자는 크레용으로 썼다.
아직 붓글씨는 서툰 편이고, 만든 것들이 아기자기한 것이라 크레용의 푸석한 맛이 제격이라 그랬다.
볼수록 정감이 가는 것이었다.





빨래 줄에 빨래는 없고 장갑과 풍경이 널렸다.



시멘트 블록 벽에 새의 아파트를 만들었다.
저것도 갑자기 시작을 한 것인데.
다섯 채이다.
저 집들을 어디에 메어 둘 것인가를 고민했다.
농장 주위에 돌보지 않아 자생으로 제 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많아 새들에게는 가장 적합한 요건을 갖춘 장소가 많지만 나는 또 이러한 생각도 하는 것이었다.
“애를 써서 만든 것은 새들이 사는 모습을 슬쩍 엿 보자 함인데, 그러니 가까이 두자”
그래서 트렉터를 몰고 가 동네 뒤의 대나무를 베어와 새들이 안심 할 수 있는 가림막을 만든 것이다.
이 시절에 나뭇잎이 있는 나무가 별로 없으니 대나무를 생각한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난 대나무의 잎들이 말라있다.
봄이 와서 죽순이 올라 올 계절에 저것들의 새 생명은 제대로 잉태를 할 것인가?
그것도 걱정이라면 걱정인 것이다.





나는 저 궁상을 떨고 아내는 대학에서 자취 생활을 하는 아들에게 밑반찬을 만든 것이었다.
너무 무거워 택배가 도착하는 곳까지 트렉터로 옮겼다.
자식의 입이 즐거울 것인가?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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