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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수월note 조회 670추천 132011.03.30

낮술을 먹을 일이 있어서 외출을 했다가 돌아오니 해는 서쪽 산에 걸려 있었다.

해인사 아재가 나보다 먼저 농장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산에 물 받으러 가자”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취기가 있는 나는 이 아재의 제안에 순순히 따라 나선 것이다.

 

봄이 완연한 시절이면 산 벚이 피어 온 산이 통째로 환해져서 사람의 마음을 싱숭싱숭하게 만드는 내 집의 앞산이다.

양지라 햇빛이 많이 드는 산은 소나무가 그 산을 차지한다.

그러나 음지인 앞산에는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서로 키 자랑을 하는 것이다.

어느 나무나 햇빛이 자양분이기 때문에 나무들은 머리를 하늘로 먼저 올라가는 키 재기를 하는 것이다.

 

음지.

잔설이 쉽게 녹지를 않는, 그 열악한 앞산의 속으로 들어서니 꽃이 피어있는 것이었다.

보다 따스한 온기가 도는 농장의 텃밭 가 매화나무도 이제 막 움이 돋는 듯한 몸짓을 보여주는데.

산에는 벌써 꽃이 피어있는 것이었다.

 

생강나무이다.

노오란 동백꽃이라 불리는 생강나무는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희미하게 난다.

산동백이라는 별칭이 있듯이 이 나무는 매화보다도 훨씬 이르게 수줍은 노란색 꽃을 가지에 맺는 것이다.

늦은 오후.

취기가 있는 나는 산에 올랐고 산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산꽃은 벌써 피어 사람을 기뻐게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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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수액을 받으러 갔다.

달짝지근한 맛이 감도는 저 물을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를 않는다.

사람들은 더 많이 마시는 방법을 동원해 과잉 섭취를 하지만 나는 있으면 한 잔 정도 마시고, 약물이라 하니 달지만 백숙을 해서 끓인 국물도 한 그릇 하는 정도이다.

첫 봄에 받아먹는 저 물도 나에게는 그리 많은 양이 필요하지를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발품을 팔아야 하는 물 받기에 관심이 없는 편이기도 하다.

문제는 해인사 아재의 성화에 있는 것인데.

 

옛 선조들로부터 이어 온 첫 봄의 선물.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한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먹으며 사람들은 봄맞이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혼자 먹으면 무슨 큰 이득이 남을 것인가?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저 해인사 아재는 몇 날이고 끈덕지게 저 물을 모으는 것이었다.

취기가 있고 햇빛이 사라질 시간이라 산의 기온은 추위를 가져왔다.

물 채취에 감흥이 별로 없는 나는 늦은 오후의 하품만 나오는 것이고, 저 아재는 지극정성인 것이었다.

물을 큰 통에 모으며 그기에 이물질이 들어갈까 조바심을 내고, 물을 모으는 통은 나뭇잎으로 정성스레 덮어 햇빛과 차단을 하는 것이었다.

일 처리가 매우 꼼꼼한 저 아재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 작업을 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햇빛이 여우꼬리만큼이나 남은 양지를 찾아 낮술의 후유증인 하품만 쩍쩍 해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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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띠를 두른 족속들은 아직도 간첩 타령을 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득한 옛날, 40년도 더 지난 옛날에 출몰했던 무장공비의 형상을 나는 저 인사에게서 발견을 한 것이다.

무장공비.

무슨 작업을 하기 위해 백주대로를 놔두고 은밀한 산을 타는 것이다.

저 인사도 목적이 있으니 산을 올라 지금 작업을 하고 있지를 않는가?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어 눈에 쉽게 뜨이는 것인데, 가령 국방색의 옷을 입혔더라면 그 무시무시한(?) 무장공비와 무에 다를 것이 있겠는가?

낮술을 먹은 나는 이러한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품이 나는 중간마다 하는 것이었다.

혹시 이 물을 전달 받은 인사가, 또 혹시 내 글을 보시거든 받아먹은 물의 중요성을 상기하시라는 것이다.

무장공비님이 작업을 한 물 한 모금.

연좌제에 걸릴 수 있으니 공안 당국이 설쳐대는 시절의 매서운 눈초리를 조심하시라는 것이다.

쉬불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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