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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글판

돌솥note 조회 1,802추천 242010.03.05

광화문 교보빌딩에 계절마다 걸개에 시가 실립니다.
이름하여 -광화문 글판-이라고 한다네요.
벌써 20년이 되었답니다.

↑ 산책 나온 한 부부가 아기를 안고 환하게 웃으며 20년을 맞는 교보생명 광화문 본점 글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교보생명>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돌맹이 같은 아이 낳으면
그 돌맹이 꽃처럼 피어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아무도 그곳까지 이르진 못하리라
가끔 시냇물에 붉은 꽃이 섞여내려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사람들, 한잠도 자지 못하리

 

서울에 나갈 일이 별로 없어 직접보지 못하지만
-광화문發 일산行- 버스 몸통에
그 글판의 글이 씌여있어 직접 보지 않아도 늘 보게 됩니다.

그 글판의 글 중 가장 가슴 서늘하게 와 닿았던 시는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남편의 사업으로 마음이 힘들 때
-아름답게 핀 꽃도 다 흔들리며 피었고, 젖지 않고 핀 꽃이 없다-
는 詩에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지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저처럼 이 시를 통해 위안을 받고
역경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2004년 봄!
서늘하게 다가왔던 그 시를 본 지 한 달 뒤 4월의 밤!
차디찬 광화문 아스팔트 위에 앉아서 촛불을 들고 본 이 시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말도 되지않는 짓거리인 -대통령 탄핵-같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격려같이 느껴져
또 다른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글판이 촛불과 -탄핵반대-카드를 들고
밤바람을 맞으며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은 수많은 국민들을 내려다보며
그들에게 보내는 힘찬 응원가처럼 느껴졌습니다.


맞습니다.
-민주주의-도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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