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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종료

수월note 조회 3,463추천 42012.12.12

 

지난 11월 24일 이었다.

점심으로 떡국 라면을 밖에서 대충 한 그릇을 먹고는 오전에 하던 일을 계속했다.

지난밤에 잠을 서툴게 잔 것이 원인이었는지 식곤증인가는 몰라도 눈앞이 약간 아련한 것이 노곤했지만.

그래도 하던 일이 있어 그것을 마쳐야 한다는 욕구, 즉 완성품을 보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일을 서둔 것이 원인이었다.

집안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세탁기와 여러 잡다한 사용할 물품들을 박스마다 담아두었고, 블록을 가슴 높이로 쌓은 곳부터 처마 까지는 천막을 맞게 잘라 휘장처럼 쳐서 둘러 둔 것이 세월이 오래되어 바람막이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 꼴을 또한 오랫동안 쳐다보며 살자니 얼마나 한심하였겠는가?

 

어느 날 술을 먹은 나는 언제부터 방치해 둔 것인지도 가물한 그것들을 꺼내어 확인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내는 방안에서 내가 지라알을 하든지 말든지 하는 심사였는지 아니면 또 지라알 병이 도졌는가보다 했는지는 몰라도 내가 한밤에 하는 행사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일단은 쓰레기 소각장에 불을 지피고는 낡아빠진 박스를 개봉해서 가능하면 태우겠다는 일념으로 소각장을 들락거렸던 것이다.

그렇게 정리한 씨잘데기 없는 것들이 반이 넘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소출이 난 것은 작업용 장갑을 한 박스나 발견을 한 것이다.

물론 언제 사다놓았다는 기억이 없는 것이고 횡재를 한 기분도 드는 것이 사실이라 한밤중의 쑈가 몹시 흐뭇한 일이기도 한 것이었다.

 

일이라는 것은 그렇게 시작이 되는 것이지 않겠는가?

겨울에도 세탁기라는 놈은 따뜻한 곳에 앉을 자리를 구하지 못 해 동장군의 기세를 그대로 받다 보니 남자에게 욕 먹을 구실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겨울에 세탁기를 돌리자고 한다면 파이프에 열선을 넣고 은박지 관을 입혀 억지로 녹여주면 여자라는 분이 그제서야 세탁기 뚜껑을 여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냥 조신하게 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똑똑히 듣지도 못하는 온갖 잔소리를 시부렁거리며 옹알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 시위에 휘둘릴 인사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잘 알면서도 그 여자 분은 빨랫감만 쌓이면 그 행사를 해대는 것이었다.

정리할 것을 정리하고 나니 슬슬 새로운 욕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블록을 끝까지 쌓고 출입문을 달고 창문도 하나 내자.

그리고 물도 안 얼게 집안의 것을 끌어다 세탁기에 연결을 하자.

그러면 샤워장도 한결 따뜻할 것이고 밖이 안이 되었으니 한겨울에도 그렇게 얼지를 안을 것이며 무도 배추도 고구마도 양파도 들여다 놓으면 겨울에 입 호사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견적을 뽑았다.

블록 150장, 벽돌 50장, 시멘트 15포대, 중간 천정용 각목 2단, 무늬 합판 2장, 스치로폼 6장, 센스 등 1개, 일반 등 1개, 수도꼭지 3개, 헌 출입문 1조, 전선은 집에 있고, 애자는 내가 만들고, 모래는 강가에서 트렉터로 한 삽 퍼오면 되는 것이고, 7촌 영수 아재 일당 15만원해서 약 50만원이 들었다.

대충 이틀이면 끝나겠다는 나의 계산은 당연히 거짓 계산이 되었고, 내가 집중으로 사흘을 하고 영수 아재가 하루를 보태서 나흘 만에 일을 끝냈다.

 

 

 

아담한 집 안이 새로 하나 생기니 아내도 매우 흡족해 하며 한결 나긋한 감정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새로 낸 출입문과 기존의 문 사이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발판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해 오는, 불상사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길이 1.8m, 넓이 90cm. 재료는 학교 교실 바닥 해체한 것을 갔다 둔 것이 있어 다듬었다.

먼저 자동 대패에 넣어 오래된 때를 깎아내고 양 옆을 기계톱으로 켜고 잘라 다시 기계대패로 면을 반들반들하게 골랐다.

문제는 그 다음에서 왔다.

이 나무가 나왕이라 자그마한 갈림이 생기더라도 사람 살을 파고드는 것이라 면의 귀퉁이 부분이 죽게 일일이 내 손으로 사포질을 했다. 분명히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 수고를 한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난 후 머리가 흐리멍텅 했으며 몸은 나른한 것이었다.

왼손에 1.8m짜리 송판을 잡고 오른손에는 손바닥 두 개만한 사포를 잡고 힘을 넣어 문지르는데... 오른손 새끼손가락에서 엄청난 통증이 오는 것이 아닌가.

얼른 보니 장갑을 낀 밖에 까지 날카로운 나무가 관통을 한 것이 보였다.

그 경황 중에 빼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옆에 있던 뻰치를 집어 들어 간 부분의 나무를 잡고는.... 이를 악물고 확 잡아당기니 대충은 빠진 것 같아 보였다. 흐르는 피를 닦으며 살피는데 들어 간 부분은 구멍이 커서 안을 대충 볼 수 있었지만 반대편에는 구멍이 작아 보이지를 않는 것이라 리퍼를 가지고 구멍을 넓히니 자잘한 부스러기가 나왔다.

1회용 밴드로 대충 잡아매어서 고령 병원 응급실을 찾아 엑스레이 사진부터 찍었다.

문제는 안에 나무가 남아 있으면 큰일이지 않겠는가?

사고가 난 날은 토요일이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다쳤으니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었다.

시골의 자그마한 병원이라 전문 의사도 없었고 새파란 젊은 의사와 실장이라 부르는 관리원과 간호사가 전부였다.

정성이라고는 개뿔도 없는 젊은 의사는 한참을 기다리게 한 후에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었다.

“기다리세요.” 참으로 무미건조한 말로 사람에게 실망감을 주는 그 의사는 실장이라는 사람에게 약간 구박을 당한다는 낌새를 나는 느끼기도 했었다.

“사진에는 이물질이 없는데요....”

그러면서 실장이라는 사람한테 치료를 부탁하는 것이었다.

실장은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감으며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가는 나무는 엑스레이로는 안 나올낀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집에 가서 문제가 있으면 월요일 날 병원에 와서 째고 꺼내면 됩니다.”

그놈이나, 그놈이나...

내 나이 쯤 되는 이 인사는 그 병원에 아주 오래 근무를 해서 어지간한 주민은 다 알고 있으며 골동품으로 불리고 있기도 한다.

 

새끼손가락 위쪽 마디 관절 부분 중앙을 관통했으니 이놈이 성이나 한껏 부어 얼마나 아팠겠는가?

팔만 움직여도 아리는 것이 나중에는 아픈 것이 팔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 아픈 것을 참다가 월요일에는 다른 병원을 찾았다.

내가 자주 다녔으며 신뢰가 가는 병원인 것이었다. 그곳에서도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보이지를 않다고 했다.

다행히 화요일 오전에는 붓기도 완연히 빠지고 아픈 것도 훨씬 덜해 오후에는 하다만 작업을 도색까지 기어이 마무리 짓고 말았는데...

아... 이것이 그런 것일 줄이야.

병은 도지면 더 커지는 법이다.

사흘만에 괜찮아졌으니 도져도 곧 괜찮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아픈 것을 참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이건 도통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사이 고령은 멀어 가까운 시장통 병원에 나가기를 시작했는데 2주가 지나니 들어 간 부분에 고름이 생기는 것이었다.

부어서 터질 것 같은 시기가 시들해지면서 곪기 시작하는데 오히려 아픈 것은 훨씬 덜해지며 사람이 살 만한 때도 있는 것이었다.

12월 7일, 찔리고(?) 열사흘이 된 날 코딱지만하게 부풀러 오른 상처 부위가 약간 누런 것이 바늘로 따 달라는 시늉의 빛을 보였다.

이쑤시개로 살살 파니 별로 아프지도 안는 것이 금방 터져 피가 섞인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것이 곪는 것의 시초이니 아픈 것을 참으며 속의 물을 완강하게(?)짜냈다.

그러다보니 실처럼 가는 나무 까시래기가 나왔다.

“그러면 그렇지 이놈이 안에 있었으니 여태 이 고생을 했지...”

그놈을 빼고 몇 시간이 지나니 이제 더 살만하면서 낫는 속도가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었다.

다음날도 물을 짜냈다.

노란 색깔이 약간 비치며 고름은 더 진해져 가고 있었다.

입구의 구멍도 더 벌어져 제법 구멍이라 불러도 될 크기였다.

아프기는 나날이 좋아지는 것이라 더 세게 짜냈다.

그래도 아픈 것은 아픈 것이라 아프기는 아팠다.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 속의 것을 느끼기에 시원하도록 짜냈다.

그러다 보니 새까만 것이, 전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아차...” 안에 뭣이 더 들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세밀한 핀셋을 온 방안의 서랍을 다 뒤져 찾았다.

다시 안의 것을 짜내니 새까만 것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라 꼭 집어 빼내니 그냥 쏙 빠지는 것이었다.

별로 아프지도 않고.

빼내서 그 실체를 보고는 경악을 했다.

대충 보니 길이는 1cm가 넘고 가는 부분은 1mm 굵은 부분은 2mm도 넘는 것 같았다.

아무리 단단한 나무라도 수분이 70%인 사람의 몸속에서 근 2주일을 담구고 있었으니 상당히 불어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이 1cm가 넘는 것이 사람의 새끼손가락을 가로질러 지금까지 꼭꼭 숨어 지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빼 낸 것을 아내에게 보여주니 “엄마야~~” 하면서 진저리를 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녀석과 보름을 싸워 온 것이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던 이놈을 제압하고 나니 나는 전투에서 이긴 장수의 그것 마냥 환호작약을 한 것이다.

앓던 이가 빠지면 그렇게 시원하다는데, 과연 2주간의 전투를 치룬 적의 실체와 뿌리 채 제거한 그때의 심정 보다야 더 하겠는가?

상처는 다음날 바로 새살이 오르며 사라졌다.

그리고 미루고 미룬 목욕탕을 다녀왔다.

개운하게 씻고 목욕탕을 나오며 나는 살 것 같아 실실 웃었다.

겨울로 접어든 시기였으며 한 해가 저무는 지점에서 큰 경험을 한 것이었다.

다가오는 한 해도 까불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겠는가?

어제 가야장(해인사는 합천군 가야면이다)에서 열린 대선 유세장을 갔다가 동네 후배가 하는 어물전을 들렀다.

오전이라 아직 팔 거리를 정리하고 있던 댓 살 아래인 동생은 “아이고 형님아입니꺼...”하면서 반기는 것이었다.

“대하 저거 우째하노?”

“만 원입니더” 하면서 담긴 것의 반을 더 얹어주는 것이었다.

어제는 지역의 후배들과 술자리를 늦게 까지 가져 먹지를 못했고.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한잔 하고 있다.

안주가 제법 쏠쏠하지 않으신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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