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9/dir make error!! /var/www/html/data/world/user_photo/202509/thumb/

home > 사진·영상 > 참여갤러리

참여갤러리여러분들의 사진과 영상을 공유 할 수 있습니다.

노을

가락주민note 조회 344추천 62011.10.21

             시인 기형도


노을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오후 6시의 참혹한 형량

단 한 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상징들을 몰아내고 있다.

도시는 곧 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책이 되리라.

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

오후 6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였다.
문득 거리를 빠르게 스쳐가는 일상의 공포

보여다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살아 있는 그대여
오후 6시 우리들 이마에도 아, 붉은 노을이 떴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지?
아직도 펄펄 살아 있는 우리는 이제 각자 어디로 가지?  


낙동강 하구둑 부근 노을 (핸드폰 카메라)



아직도 펄펄 살아있는 우리는 각자 이제 어디로 가지 ?

보궐선거 투표는 해가 지고도 20:00 (저녁 8시)시까지 하오니

이점 유의 하시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세요.

이전 글 다음 글 추천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9707 김장배추 잘 자라고 있습니다... (10) 봉7 2011.09.23
9706 부창부수 [夫唱婦隨] (10) 봉7 2011.09.23
9705 처진물봉선 (4) 김자윤 2011.09.23
9704 쥐꼬리망초 (4) 김자윤 2011.09.23
9703 산짚신나물 (2) 김자윤 2011.09.22
9702 새 장가 (8) 돌솥 2011.09.22
9701 납덕골 가는 길목 동래정씨 종택에서 (4) 짱포르 2011.09.22
9700 좀비비추 (2) 김자윤 2011.09.22
9699 이질풀 (3) 김자윤 2011.09.22
9698 아내와 아침산책-송정포구 (8) 나모버드 2011.09.22
9697 이삭여뀌 (1) 김자윤 2011.09.21
9696 들판의 지느러미엉겅퀴 (5) 촌서기 2011.09.21
151 page처음 페이지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마지막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