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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쉬불헐.

수월note 조회 1,132추천 112010.09.29







대추와 꿀벌
 
대추를 줍다가
머리
대추에 처박고 죽은
꿀벌 한 마리 보았다.
 
단맛에 끌려
파고들다
질식을 했을까?
삶과 죽음의
如實한 한 자리
 
손바닥에 올려놓은
대추 한 알
꿀벌 半 대추 半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박경리
 
 
꿀맛에 취해 그 세월의 이치를 모르고 사는 사람은 가슴이 뜨끔할 것이요.
귀밑머리 흰 주름얼굴은 돌아갈 날을 헤아릴 것이요.
철모르는 어린 아이는 진저리치며 저만치 사립문 밖으로 내어던질 것이나...
이 모든 이들의 머리 위에 푸른 가을 하늘은 얼마나 눈부신 것인가?
 
대추 한 알에 목숨을 바꿨다.
혀를 차려니 지구 한 알에 다글다글한 꿀벌 중 하나인 우리들 아닌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아도 지금 할 일은 단 하나.
대추는 많고 가지는 휘어도 저 꿀벌 머리 박을 대추는 저것 하나.
 
몰두(沒頭)란 본디 진드기가 쇠잔등에 붙어 머리를 처박는 모습에서 유래했답니다.
이것저것 따지다간 두꺼운 쇠가죽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몰두는 때로 근시안처럼 보이나, 우주를 보는 망원경도 한쪽 눈을 가려야 잘 보이는 법.
 
“삶과 죽음의 여실한 한 자리”
가고 오는 세월의 한 자리에서 죽음에 너무 집착할 일도 아니지 않겠는가?
몰두는 하되 몰두를 하지 말자는 말씀이이리라.
쇠가죽은 뚫되 세월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 시인이었을 박경리 저 양반의 손바닥 위에 가을볕 한 줌이 결국 봉분인 것이다.
 
내년 봄 다시 꿀벌 닝닝거리고 대추나무 움 자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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