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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원정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아내가
전화를 했더라고요. 아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면서, 집 뒷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뉴스로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까 아내의 말이 사실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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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리블랜드 소속 추신수 선수 ⓒ |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대충 알고 있었어요.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점도, 가족들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전직 대통령의 신분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무엇이 그 분을 떠나게 했을까요? 그 어떤 것이 그 분을 숨 쉬게 하지 못했을까요? 그날 밤 전 복잡한 심경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다음날 클리블랜드 구단관계자를 찾아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서 어떤 형태로든 제 마음의 슬픔과 조의를 표하고자 유니폼에 검은색 리본을 달겠다고 말했더니 구단 측에선 메이저리그 규약을 거론하며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모든 국민들이 비통함에 잠겨있는데 혼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경기에 출장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어떤 인연도 없습니다. 그저 그 분의 소탈한 성격과 원칙을 중시하는 강직함, 그리고 국민들, 특히 가진 게 별로 없는 농촌 사람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은 저절로 그 분에 대한 존경심이 들게 했습니다. 세상엔 그 분이 받았다는 '그 돈'보다 더 많은 비리를 저지르고 나쁜 짓을 하고서도 두 다리 쭉 뻗고 잘 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전에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가족, 친척들이 모두 검찰에 불려갔어도 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갑니다. 왜 노 전 대통령은 그걸 견디지 못하고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요?
오늘 방송을 보니까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 경복궁과 시청앞 광장이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여 있더라고요. 자발적으로 노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유족들의 눈물을 보면서 마음 한 곳이 아려왔습니다. 경찰차가 시청앞 광장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에선 지금이 2009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의 한 방송사에서 진기하게 둘러싸고 있는 시청 앞 경찰차들을 보여주는데 어찌나 낯 뜨겁고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클리블랜드에는 4일 연속 비가 내렸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한국의 '그 분'을 떠올렸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클리블랜드에서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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